*캐붕주의
*죽음 소재 주의
*짧음. 몹시 짧음.
*존못 주의
*어쨌던간에 다 주의(...)
*오소마츠 시점입니다.

마츠노 카라마츠, 그 녀석은 언제나 베일에 감싸인 사람이었다. 본심은 전부 웃음이라는 베일 뒤로 감춘 채, 홀로 속으로 모든 것을 끌어안고 삭이는 그런 녀석이었다. 아마도 이치마츠는 그것이 몹시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항상 자신의 둘째 형을 향해 폭력을 휘둘렀을 것이다. 그 크고 작은 폭력으로써, 카라마츠가 아픔을 핑계로 울어주었으면. 그것이 단지 그의 본심이었을 것이다.

우리 집 차남은 어느 날 소리소문 없이 나가 죽어버렸다. 비가 개어 하늘이 맑게 개인 날에 바다로 투신 자살, 이라는 너무나도 저답다면 저다운 죽음이었다. 위아래로 자신의 색에 얼룩져 죽은 카라마츠는 행복했을까. 말도 안되는 덧없는 질문이 허공에서 바스라졌다.

듣자하니 차남과 사남은 놀랍게도 연인 관계였던 모양이다. 발칙하게도 모든 형제들에게 알리지 않고 비밀연애라는 것을 했던 듯 했다. 그런 사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러운 카라마츠의 죽음을 들은 우리들 중에서 가장 침착했던 것은 의외로 이치마츠였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장례식에서조차 무덤덤하게 카라마츠의 영정사진을 보고 끝끝내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던 것은 녀석이 유일했으니까.

그런 이치마츠를 토도마츠는 매도했다. 연인관계였다면서, 어떻게 끝까지 우는 척 한번 해보지 않는 것이냐고. 사실은 카라마츠 형을 엄청 싫어하니까, 괴롭히기 위해서 사귀는 척 한거지!! 그렇게 소리치는 토도마츠를 쥬시마츠가 황급히 데리고 나갔다. 두터운 문 뒤에서 새어나오는 토도마츠의 절규가 이치마츠에게는 어떻게 들렸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모를 일이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토도마츠의 생각이 전혀 틀렸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모든 장례식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온 후였다. 모든 형제들이 가뜩이나 울어 지친 상태에서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느라 진이 빠져 잠들었을 때, 오히려 잠이 오지 않아 담배를 피러 나왔다가 발견하고 만 것이다. 야속하게도 무척이나 밝은 보름달 아래에서 푸른 파카와 웬 종이 한 장을 끌어안고 숨이 금방이라도 넘어갈마냥 오열하는 이치마츠를. 그제서야 깨달았다. 그는 슬퍼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너무 슬퍼서 표현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어찌보면 무척이나 노골적으로 이치마츠는 울고 있었을 것이다. 평소보다 더 굽어진 등이라던가, 깊이를 모를 정도로 깊어진 눈이 그랬을 것이다. 우리가 단지 보고서도 겉으로 드러난 변화가 없으니까 저 녀석은 슬퍼하지 않는거야! 하고 단정 짓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끝까지 드러내지 않았다.

이치마츠에게 방해가 될까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숨어서 지켜보기를 몇십분, 이윽고 그는 푸른 파카를 여전히 품에 안은 채 종이 조각을 내던지고 집 안으로 사라졌다. 바스락, 하는 외로운 소리가 바람에 밀려 울려퍼졌다. 그제서야 나는 담배에 불을 붙이며 꼬깃꼬깃 접힌 쪽지를 주워들어 펼쳐들었다.

멍청이. 역시 머리가 텅 빈 카라마츠로구나. 허탈하게 웃었다. 조용히 담뱃불에 종이를 불태워버린 나는 고개를 들어 달을 올려다보았다. 빌어먹게도 밝디 밝은 밤이다.

「I never expected you to love me, I didn't see any reason that you should, I never thought myself very lovable.」
난 한번도 당신이 날 사랑하리라 기대하지 않았어, 당신이 그래야하는 이유를 찾지 못했으니까. 나는 나 자신을 당신이 사랑할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어.

담배를 문 입가를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WRITTEN BY
ミネ
그림쟁이 인 척 하는 평범한 잡덕 글쟁이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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